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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년 9월 13일 영천 거조사 법타 큰스님 설법중 사명대사의 의승군 창의 격문

평불협
2024-09-15
조회수 65


서라! 일어나라! 나오라!

-사명대사가 건봉사에서 역설한 의승병 창의(倡義)격문-

중화 법타 큰스님께서 거조사 영산전에서 하신 설법 중에서


조선의 승도(僧徒)들이여, 서라! 일어나 나오라! 때는 왔다. 나라를 위하여 싸울 때가 왔도다! 죽음으로써 나라를 건져야 한다. 민족을 살려야 한다. 왜적들이 온 강토를 짓밟는 이 때를 당하여 구차하게 살려는 것은 죽는 것 보다 못한 것이다. 살기를 바라면 죽음이 있고, 죽기를 각오하면 살 길이 열리는 법. 내가 사랑하는 승도들이여! 속히 일어나 군문(軍門)으로 달려 나오라. 어름거릴 때가 아니며 주저할 때도 아니다.

지금 왜적(倭敵)이 물밀듯이 쳐 들어오고 있다. 남도의 여러 고을들이 함락되었고 백성들은 도탄(塗炭)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. 왜적의 일부는 서울까지 왔고 임금님은 급히 몽진하시어 평양까지 오셨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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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사명대사(四溟)대사

 서라! 일어나서 나오라!

이천만 동포의 생사가 여기에 달렸고, 삼천리강토의 존망이 이 싸움에 달렸다.

단군성조(檀君聖祖)의 깨끗한 피를 받은 우리 승도들이여!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키자! 천추의 원수 왜적을 모두 쫓아내 자! 불법(佛法)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. 세상을 구하는 것이 바로 불법이다! 저 무도한 왜적들이 동포들의 피로 강산을 붉게 물들이고 피비린내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 때 어찌 산중에서만 편안히 앉아 있으리오. 민족이 다 죽고 나라가 없어져도 나만 살겠다고 한다면 이것이 대역적(大逆賊)이 아니겠는가?

듣자하니 대신(大臣)들은 아직도 당파(黨派)싸움의 미몽(迷夢)에서 깨어나지 못하고, 장수(將帥)들은 싸우기도 전에 달아날 길만 찾는 다고 한다. 또 남의 나라에 구원병(救援兵)을 청하고 남의 덕에 살려고 한다. 이 얼마나 통분(痛憤)할 노릇인가!

이제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살릴 큰 일꾼은 오직 우리 승도들 밖에 없다. 주야(晝夜)로 생사를 초월하는 공부를 한 것이 우리들 승도였으니 겁날 것이 무엇이며, 혈혈단신(孑孑單身)에 걸릴 것이 무엇이냐? 불보살(佛菩薩)님이 가호(加護)하시니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는가?

▲설법으로 왜장의 항복을 받는 사명대사

모두 일어나 평안도 순안군 법흥사로 시급히 달려오라!

나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노라!

슬프도다 하늘이 무심하고 나라가 불운(不運)하여 저 잔인무도(殘忍無道)한 왜노(倭奴)들이 감히 하늘을 걷어차고 해를 집어삼킬 외람된 만상을 일으켜 수 천척이나 되는 배로 바다를 건너와 마구니 독사(毒蛇)의 독기(毒氣)를 뿜으니 무고한 양민들이 그 흉한 칼날아래 참혹(慘酷)하게 스러지는 자 몇 천이며 몇 만인가? 조종(祖宗) 천백대 유업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게 되었도다!

 보라 저 잔학한 귀축(鬼畜)의 무리가 우리 부모님의 나라를 찢어 깨트리고, 형제동포들을 어육(魚肉)으로 만들며, 국토와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려 하도다! 이어찌 수수방관 하고만 있어야 하겠는가? 

 팔도(八道) 16종 납승(衲僧)들이여! 그 누가 이 국토에서 자라지 않았으며, 그 누가 우리 조상의 혈족(血族)이 아니며, 그 누가 이 나라 임금님의 다스림을 받는 자가 아니리오. 하물며 자기 생명을 바쳐 중생의 고통을 대신하는 것이 보살의 정신 이라고 하지 않았는가? 더욱이 살릴자는 살리되 죽일 자는 부득이 죽이지 않을 수 없는 싸움에 임하여 물러나지 말라 함은 원광법사의 교훈이오. 나라를 보호하고 백성을 구제함은 우리 불가(佛家)의 전통이로다.

▲승군을 지휘하는 사명대사(일어나라, 조선의 승병들이여 동영상이 연결되어 있음)


제산(諸山) 납자들이여! 이러한 대의(大義)와 정도(正道)를 버리고 구구하게 산속에 몸을 숨겨 살 길을 도모한들 며칠이나 가겠느뇨? 저 귀축들은 그대들을 불쌍하게 여기지 m 않느니, 하물며 나라를 빼앗기면 우리 모두 어디로 갈 것인가? 황급히 불보살의 자비 원력의 갑옷을 입고 조사의 항마보검(降魔寶劍)과 팔부신장(八部神將)의 금강철퇴(金剛鐵槌)를 잡고 뛰어 나오라! 이것이 오늘 우리의 활로(活路)이며 유일한 사명이요 유일한 천명(天命)이로다.

늙고 병들어 촌보(寸步)를 옮기지 못하는 사람은 각 사찰에서 지성으로 기도하고, 한 팔로라도 몽둥이를 휘두를 힘이 있는 사람은 모두 뛰어 나오라! 그리해서 저 마구니들을 쳐부수어 항복 받고 나라를 구하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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